[Point] 제2의 테슬라 꿈 MZ세대 저평가 코스닥 우량주 국민연금

코스피와 국민연금 '불로장생'의 꿈

[thebell note]서하나 기자 | 공개 2023-02-23 08:09:22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2일 07:58 더벨 유료페이지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Z세대에 국민연금은 못 먹는 감이다. 약 920조원의 운용자산은 2055년이면 모두 소진될 것으로 관측된다. 물론 이제라도 보험료 인상이나 투자 수익률 증대로 고갈 시점을 늦출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가뜩이나 'N포 세대'로 통하는 이들의 동의를 얻기 쉽지 않다.

수익성과 주주권리 옹호를 위해 국민연금의 투자 전략 다변화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국민연금 개혁안을 서두르고 한국거래소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거래 환경 조성에 힘쓰기로 했다. 여기엔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육성 지원안 등도 포함됐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모두 국민연금 직접 투자의 주요 무대다. 하지만 그동안 투자 대부분은 코스피에 집중됐다.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올해 1월 말 총 288개였는데 그 중 코스닥 기업은 34곳에 불과했다. 비중으로 보면 약 11.8%다. 코스닥 상장사 1616곳 중 단 0.14%만 선택받은 셈이다.

"코스피는 '실적'으로 먹고살고 코스닥은 '꿈'으로 먹고산다"는 말은 두 시장의 차이를 직관적으로 드러낸다. 대기업과 우량 기업은 모두 코스피에 몰려있다. 반면 코스닥 시장은 벤처기업의 로망이자 성장주의 이미지가 강하다.

로봇,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미래 산업의 떠오르는 별들은 모두 코스닥에 몰려있다. 최근 인사를 나눈 코스닥 상장사 관계자들은 아직 매출이 없거나 적자인 상황에서도 사업 이야기를 할 때 눈빛이 빛났다. "지금은 이렇지만" 미래의 자산인 '꿈'에서 나오는 확신이자 자신감이었다.

최근 챗GPT 등장으로 인공지능(AI) 관련 주식들이 급등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코스닥 상장사다. 우량 기업 중심의 안전하고 수익성 낮은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 시장에선 주가 급등이 훨씬 빈번하게 일어난다.

국민연금이 몇 년 전 테슬라 주식을 일부 매도해 수익 실현했는데 수익률이 무려 1500%대에 이르렀다고 한다. 주당 매입가 49달러에 88억원어치를 매입해 수조원대 수익이 기대됐다. 만약 국내에서 제2의 테슬라가 탄생한다면 코스닥이 무대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코스닥 투자 난이도는 훨씬 높다. 코스닥에선 수많은 기업들이 조용히 사라진다. 개인 거래가 전체 거래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모럴 해저드의 극치란 오명도 쓰고 있다. 그만큼 좋은 기업을 엄선하는 일은 쉽지 않다.

만약 국민연금이 저평가된 코스닥 우량주를 적극적으로 발굴한다면 연기금 운용 성과뿐 아니라 개미들의 투자 길라잡이로서 역할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옥석가리기'를 통한 코스닥 투자 확대는 연기금 생명 연장을 위한 하나의 해답이 될 수 있다. 늙지 않고 오래 사는 삶을 뜻하는 '불로장생(不老長生)'은 인간의 오랜 꿈이었다. 하지만 이제 MZ세대는 인간보다 국민연금의 불로장생을 더 바라고 있다.